GS 칼텍스의 광고 착한 ‘기름이야기’다. 문근영의 나레이션이 아들에 대한 어머니의 마음을 잘 표현한 광고다. 감성마케팅의 예로 적절한 광고의 종류다. 감성마케팅은 말 그대로 이성에 의존하지 않고 마음을 움직이는 감성에 호소하는 마케팅을 일컫는 말이다. 다음 일화를 보고 나면 한결 이해가 쉽다.
태권도를 전공한 어떤 사람이 변두리 지역에 태권도장을 열게 되었다. 초기 자본금이 부족했던 그에게 건물 하나를 임대하는 것 조차도 빠듯했기 때문에 아이들을 실어 나를 차량을 미처 구하지 못했다. 궁여지책으로 중고봉고차를 구입하게 되었는데 값이 싼 만큼 치명적인 차량의 결함을 안고 있었다. 그것은 차량의 문이 제대로 닫히지 않는 문제점이었다.
그래서 그는 항상 아이들을 실어 나를 때 일일이 아이들을 품에 안아서 태우고 내렸다. 그리고 두 번씩 문이 제대로 닫혔는지 확인해야만 했다. 이런 모습을 학부모들이 보았을 때는 마치 아이들의 안전까지 꼼꼼하게 책임지는 자상한 모습으로 비춰졌고 이런 소문은 순식간에 마을에 펴져나갔다. 그 결과 더욱 많은 학원생들이 태권도를 배우기 위해 도장에 모였고 그 태권도 전공자는 무엇이라도 깨달은 듯 담배까지 끊어 아이들을 안을 때 아이들에게 담배냄새가 몸에 베어 흘러가지 않도록 하는 세심함도 보이기 시작했다.
사실 태권도장의 타겟은 태권도 수업을 수강하는 아이들이 아니다. 바로 아이들을 교육하고 건강하게 키우길 바라는 1차적인 바람 [이성적 욕구]을 가진 부모들일 것이다. 이와 동시에 아이들을 태권도장과 같은 대리교육기관에 안전하게 맡겨두고 자신의 가사를 돌볼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벌고 싶은 것이 바로 2차적인 바램 [감성적 욕구]일 것이다.
이렇게 인간의 구매심리에는 종종 이중적인 심리요소가 작용하는데 이성적인 욕구뿐만 아니라 그와 동시에 감성적인 욕구까지 충족시켜주는 것이 바로 감성마케팅의 핵심이다.
# 감성마케팅 사례 1 <경동 보일러>
경동 보일러 광고는 ‘아버님 댁에 보일러 놔 드려야 겠어요’라는 카피로 힛트한 바 있다. 이 광고에서 1차적인 이성적 욕구는 ‘난방의 해결’이 다. 일반적으로 보일러는 난방을 해결하기 위해 구매하는 제품이기 때문이다. 이런 이성적 욕구를 충족시키는 광고를 제작하기 위해서는 자사 보일러의 우수한 성능적 요소들만 드러내면 된다. 하지만 대부분의 보일러 광고들이 이미 높은 열효율로 축약되는 우수한 성능을 내세운 광고를 진행한 바 있었다.
이런 경쟁적 상황에서 기발한 감성을 일깨우는 광고를 집행하는 보일러회사가 등장했다. 시골에 계시는 부모님을 모시지 못하는 수많은 ‘자식들의 미안한 마음 해소’라는 감성을 이끌어냄으로써 소비자들의 2차적인 감성적 욕구까지 충족시켜주는 감성마케팅을 적절하게 이용한 광고였다.
# 감성마케팅 사례 2 <SK텔레콤>
지난 2002년 한반도는 붉은 함성으로 물들었다. 바로 태극전사가 있었고 그들을 열렬히 응원하는 붉은 악마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이 같은 축제적인 분위기를 등에 업고 마케팅을 시도한 수많은 기업들이 있었다. 그 중 가장 돋보이는것이 바로 SK텔레콤이었다. SK텔레콤은 당시 붉은 악마의 후원사로 월드컵 응원 캠페인을 앞서서 진행했다. 붉은 악마의 응원을 일반인들에게 전파한 것뿐만 아니라 ‘응원’이라는 것을 하나의 문화로 승화시킨 사례이기도 했다.
이는 국민들의 한국팀에 대한 ‘응원이나 승리의 염원’과도 같은 1차적인 욕구뿐만 아니라 ‘세계를 향해 한민족의 단결심을 보여주게 되는 일원으로써의 참여했다는 만족감’과도 같은 2차적인 욕구까지 충족시켜줌으로써 감성마케팅의 성공적 사례로 기억되고 있다.
마찬가지로 “착한 기름이야기”에서
소비자의 1차적욕구는 기름을 주유하고자 하는 욕구일 것이다. 그렇다면 2차적 욕구는 무엇일까? 두 달을 기다려 아들을 만나러
가는 설레임과 기대를 해소하는 뜨거운 포옹의 순간을 위해 장거리 운전에 앞서 아무 기름이나 넣지 말고 33L의 좋은 기름을 넣고
싶은 2차적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메세지일 것이다. 기름을 단순히 자동차를 구동하는 연료의 개념이 아니라 아들의 까만 얼굴을 직접 만질 수 있게 해주는 고마운 존재로 브랜딩하는 광고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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